두번 째 제주 한달 살기의 시작

올해 2월에 한달 살기를 하고 나서 다시 1년도 채 지나기 전에 한달 살기를 또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었다. 연말이라 일도 조금 여유가 있었고, 이제 시간이 지나면 이런 기회를 쉽게 만들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회가 있을 때 즐기는 것을 택했다.

새벽 4시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5시에 대전에서 출발했다. 9시 녹동항에서 출발하는 아리온. 8시까진 도착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난 2월에 갔을 때, 1등으로 도착해서 늦게 오던 차를 본터라 8시 10~20분에 도착하면 되겠다 싶었다. 역시 마음대로 편하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였다.

제주도로 차 가지고 가는 비용

제주 렌트카 vs 내 차

7시 50분쯤 해서 고흥 근처에서 이제 거의 다 왔다는 생각에 여유롭게 달리고 있을 때쯤, 전화가 왔다.

"아리온에 차 싣는거 예약하셨죠? 오늘 오세요?" 

"네. 혹시 문제가 있나요?"

"언제 쯤 도착하세요?"

"한 8시 10분 전후에요."

"흠. 그럼 너무 늦은데..."

최대한 빨리 가겠다고 대답하고,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길은 막히지 않아서 8시 2~3분쯤 도착. 알고보니, 승용차를 먼저 싣고 그 후에 큰 차들을 하나씩 싣는 구조라 승용차가 늦게 오면 안되는 거였다. 요렇게 승용차 싣고 나오면, 줄 서 있는 버스들나 작은 짐차들이 들어가고, 큰 트럭들이 들어갔다.

아리온에 차 싣기

아리온 호 내부 차량 이동 통로

가족들은 여객 터미널로 먼저 이동 하고, 운전자는 차를 실으러 가면 된다. 처음에는 어리버리 했는데, 들어가면 주차 유도에 따라 주차하면, 일하시는 분들이 차를 바닥에 고정한다. 다들 바쁘게 움직이느라 딱히 신경 써주시지 않으니, 알아서 그냥 여객 터미널로 가면 된다.

녹동항 여객 터미널 전경

맨 오른쪽에서 우선 차 요금을 지불한다. 그리고 그 왼쪽 줄에 다시 서면, 승선권을 받을 수 있다. 이 때, 탑승자 전원의 신분증이 필요하다. 아이가 있어서 주민등록 등본으로 대신할 수 있었다.

아리온 호 객실

아리온 호에는 1등 침대, 2등 침대, 2등 객실, 3등 객실 등 총 4가지 타입이 있었고, 2등 침실은 1인 편도 7만원, 3등 객실은 3만원 정도로 가격 차이가 좀 있었다. 

8시 30분 지나서부터 탑승이 시작 되었고, 브릿지를 통해서 배에 탑승할 수 있다.

아리온 호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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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객실은 탑승 후, 기준층에도 몇 개 있고, 거기서 한층 더 올라가면 아래처럼 좀 더 넓은 객실이 있다. 3시간 40분 정도 항해 시간이라 누워서 자면서 가면 좋다. 바닥이 조금 딱딱하고 차기 때문에 폭신한 돋자리와 접이식 담요 등을 준비하면 아늑하게 갈 수 있다. 방석으로 침대를 만들어 누워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일찍 구하지 않으면 딱딱한 바닥 신셰가 된다.

아리온 호 3등 객실

아리온 호 내에는 매점 겸 식당이 있다. 라면, 육개장 등의 식사와 간단한 스낵들을 팔고 있다. 막걸리 등의 주류도 있어서 간단하게 술 한잔 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씩 보인다. 탑승하고 바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출발 후 30~40분 지나서 오면 좀 한산해지는 것 같다. 

아리온 호 매점

차돌 육개장은 9천원이였는데, 밥은 좀 푸석하긴 했지만 육개장은 괜찮았다. 차돌이 아니라 얇게 썬 다른 부위였던 것 같지만, 파를 넉넉히 넣고 끓인 국물이 좋았다.

내릴 때는 운전자들은 먼저 차로 가서 준비한다. 트럭들이 먼저 내려가고, 승용차가 하선한다. 동승자들은 여객 터미널을 통해 외부로 이동하고, 운전자를 차를 몰고 항을 나가서 좌회전 하면 바로 동승자들을 만날 수 있다.

아리온 호 차량 선적

새벽 5시에 집에서 집에서 나와서 오후 1시 30분쯤에 제주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