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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이제 돌로미티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에 베네치아를 들리기로 했다. 하루 이상 시간이 필요해서 고민을 했었는데, 지구 온난화 때문에 언제 사라질지 모를 도시로 꼽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안 가볼 수 없었다. 게다가 세계 곳곳에 수많은 베네치아를 재현한 곳들을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니까 그럴 것 같았다.

피렌체에서 베네치아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이 길에 볼로냐가 있다. 볼로냐는 세계 최초의 대학이 있는 도시로 대학의 도시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뚱보의 도시라고 불린다.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뚱보의 도시라는 말을 쓰다보니, 이탈리에서 많이 먹었던 메뉴가 생각났다. 이 날 아침도 이걸 먹어서 사진이 보이기도 하고...

모짜렐라 치즈는 이제 한국에서도 많이 먹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일반 우유가 아니라 버팔로 젖으로 만든 모짜렐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은 좀 더 비싸지만, 일반 우유로 만든 모짜렐라에 비해 훨씬 고소하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발사믹 식초를 곁들이면 꽤 훌륭한 요리가 된다. 이탈리아에 간 김에 DOP 등급의 발사믹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아침 식사를 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들린 휴게소.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다리 형태의 건물이 종종 있어서 찾아보니 휴게소라고 했다. 마침 가는 길에 이런 휴게소를 또 만나게 되어서 들어가봤다.

고속도로 양쪽에는 각각 주차장과 입구가 있고, 가운데는 이렇게 연결되어서 식당이 있다. 도로 덕분에 탁 트여 있다 보니 꽤 괜찮은 전망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1층에는 일반적인 마트가 있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대형 춥파춥스는 아들의 시선을 빼앗았고, 한번 사보고 싶어 하는 열망이 보였지만, 여행 내내 들고 다닐 일이 막막해서 다음에 언젠가 사는 걸로 합의했다.

또 휴게소에 왔으니, 커피를 한잔 주문했다. 다들 아침 식사로 커피를 즐겨서 그런지 직원의 바쁜 손놀림에도 꽤 긴 줄이 있었다.

더블샷을 주문하니 도삐오라고 되물어 봤다. 희미한 기억에 도삐오가 더블샷이란 뜻이었던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고 받은 커피.

한 시간 가량 더 달려서 도착한 볼로냐. 어김없이 있는 ZTL을 피하기 위해서 도시에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 들어갔다. 나름 평이 괜찮았던 주차장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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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는 회랑이 많은 도시다. 아마도 귀족 자제분들이 강렬한 햇살과 궂은 날씨에 영향을 받지 말고 공부하라는 부모님들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도시 내에서 회랑의 길이만 40km에 달한다는데, 도시가 140 km²라고 하니 시내 대부분은 비를 맞지않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10분 정도를 걸어서 볼로냐 중심지에 도착했다. 전철 선을 따라 굴절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저렇게 전선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특이한 형태였는데, 한동안 사라지다가 요즘 친환경 붐 덕분에 각광을 받고 있다고 했다. 물론 선이 없는 전기 버스가 좀 더 좋지만, 배터리가 워낙에 비싸다 보니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무궤도전차가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저 멀리 아시넬리 타워가 보였다.

볼로냐 중앙 광장인 피아자 마조레의 모습. 카시니 자오선이 있다고 들었지만, 볼로냐에서는 볼로네제 소스 파스타를 먹는 것이 주목적이었기 때문에 눈으로만 담고 서둘러 레스토랑으로 갔다.

구글맵에서 평도 좋고, 미슐랭 빕 구르망에도 올랐던 곳이라 기대했는데 자리가 없다고 했다. 조금은 무뚝뚝해 보이는 중년의 웨이터? 사장님?의 짧은 대답에 실망하고 돌아서는데, 옆에서 젊은 직원이 웃는 얼굴로 찾아줘서 고마운데 오늘 단체 예약이 있어서 점심 식사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다음에 한번 더 찾아달라는 인사를 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오겠다는 대답을 하고 돌아서서 다른 식당을 찾아 나섰다.

큰길에 나와서 깔끔한 호텔 1층에 있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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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과하게 친절한 웨이터 덕분에 먼가 관광객 전문 식당에 낚인 건가란 생각에 불안해하고 있을 때, 직접 레스토랑에서 만들었다며 내어준 식전 빵.

그리고 서비스라며 내어준 음식. 먼가 고기에 계란을 입혀 구운 동그랑땡 같은 느낌의 음식이었는데 꽤 맛있었다.

드디어 접한 볼로네제 소스 파스타.

또 이곳에서 유명하다고 해서 시켰던 토르텔리니. 내가 본 건 맑은 수프에 담겨 나오는 버전이라고 해서 주문할 때, 그 메뉴는 없냐고 물어보니 그렇게 해주겠다며 흔쾌히 대답했는데, 나온 건 메뉴에 있던 크림소스 버전. 클레임을 할까 했지만, 너무 친절하게 응대해주는 그에게 주문과 다르다고 따지기엔 내가 너무 소심했다. 

볼로네제 소스가 들어간 라자냐도 한번 먹어 보고 싶어서 시킨 메뉴.

사이드로 데친 시금치가 괜찮다고 해서 하나 시키고, 감자도 하나 시켰다. 감자와 시금치는 그냥 그랬다. 아주 맛없을 건 없지만, 굳이 시키고 싶지 않은 맛.

맥주와 와인을 한잔 곁들여서 식사했더니, 총 67유로 정도 나왔다. 식전 빵은 자릿세에 포함되어 따로 청구되진 않았다. 다른 곳에서 볼로네제 소스를 먹어보지 못해서 비교 대상이 없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식사였던 것 같다.

특히나 너무나 유쾌한 웨이터 덕분에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볼로냐에서 꽤 유명하다는 젤라또 집을 방문했다.

엄청 유명한 La Sorbetteria Castiglione란 곳이 있었지만, 리뷰가 좀 호불호가 있는 것 같아서 다른 평이 좋은 곳을 찾았다.

https://goo.gl/maps/X1HAXpDfkXBUVUed9

 

Cremeria Cavour · Piazza Camillo Benso Cavour, 1d, 40124 Bologna BO, 이탈리아

★★★★★ · 아이스크림 가게

www.google.com

이 집에서 유명하다는 마스카포네와 초코가 있는 것과 레몬을 먹었는데, 레몬맛이 엄청 진해서 상큼한 맛이 좋았다. 내가 시켰던 콘에만 초콜릿이 들어가 있어서 아들이 돌아오는 내내 투덜거렸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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