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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에서 베로나를 거쳐서 밀라노로 가는 길에 시르미오네를 방문한 이야기. 시르미오네는 로마시대부터 유명한 온천 휴양지로 서울의 절반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가르다호를 끼고 있다. 마치 드넓은 가르다호를 가로지를 듯이 삐죽 솟아있어 온통 물로 둘러쌓인 작은 섬에 있는 듯한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
시르미오네는 정말 독특한 지형에 있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정말 호수에 삐죽이 나온 곳이 시르미오네로 말 그대로 호수에 둘러 쌓여있다. 한가지 문제는 지도에서 보듯이 들어가는 길이 아주 좁다. 고성으로 보이는 입구를 통과하면, 제대로 된 도로가 없다. 2차선 도로 정도가 아니라 사람과 차가 공유하면서 가야 하고, 오래된 건물을 지날 때에는 차에 닿을 것 같은 벽을 볼 수 있다.
보통은 성벽 밖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카트를 타거나 걸어서 들어가야 하는데, 우리가 묵을 호텔은 자체 주차장을 가지고 있어서 차를 가지고 들어오라고 했다.
아래처럼 보이는 길이 차로 가야 하는 길. 요긴 그나마 좀 넓은 곳인데, 사진에서 길 끝으로 보이는 곳은 엄청 좁다.
사람들을 헤치며, 때론 눈총도 받으면서 좁은 길을 지나서 도착한 호텔.
우리가 갔었던 호텔. 시르미오네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일단 아쿠아리아 온천이 제일 유명했다. 규모도 꽤 큰 것 같았고. 하지만, 호텔에서 따로 가서 온천을 해야 하고 또 별도로 온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생각하니 그냥 호텔에 온천이 포함되어 있는 곳이 낫겠다 싶어 예약한 곳. 컨티넨탈 호텔. 1박 기준 대략 460유로 정도 나왔지만, 방 2개가 포함되어 있고, 온천 비용과 주차비가 따로 없는 것을 고려하면 괜찮다 싶었다. 게다가 조식도 포함이고.
Official Website Hotel Continental Wellness & 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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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ontinentalsirmione.com:443
객실은 딱히 별다른 것 없었다. 그냥 4성 호텔에 맞게 깔끔하게 정리된 방과 살짝 화려한 느낌이 있는 욕실. 그리고 편안한 침대. 친절한 리셉션 직원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방에 딸린 발코니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였다. 탁트인 호수의 뷰가 너무 좋았다.
요건 밖에서 다 놀고 돌아와서 찍었던 저녁 무렵의 풍경. 석양에 물든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오는 광경이 너무 멋있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동네 구경에 나섰다.
호텔에서 시내로 나가는 길에 만난 아쿠아리움 온천. 꽤 넓고 잘 꾸며져 있어서 고급스러운 스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만난 이국적인 휴양지의 풍경. 시르미오네 자체가 그리 큰 도시가 아니고, 오래된 역사가 있는 곳이다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오래된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서 있었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낡은 느낌 보다는 잘 관리된 고급스런 느낌이 나던 곳들.
어쩌면 대단할 것 없는 풍경이였지만, 호수에서 불어오는 잔잔한 바람과 여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왠지 걷는 것 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해줬다.
이른 점심을 먹은 식당. 개당 7~10유로 정도 했던 Piadineria. 또띠아 같은 얇은 빵(?), 도우(?)를 구워서 여러가지 재료를 싸서 주는 랩.
생각보다 크고 재료도 꽤 푸짐했다. 서서 먹어야 하지만, 실내에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고, 주문하고 나서 바로 랩을 구워서 속재료를 넣어줘서 꽤 온도감도 괜찮았고, 바삭한 느낌도 좋았다.
저 보랏빛 꽃이 이 동네의 상징인지 건물마다 예쁘게 잘 장식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에서도 많이 만났던 건물. 아마도 이 건물에 핀 꽃이 가장 유명하지 않나 싶다. 정말 화사해서 보기 좋았다.
이젠 사진 찍는 것도 점차 귀찮아해서 아이스크림의 힘을 빌려 모델로 세웠다. 시르미오네에서 유명한 성. 외부에서 들어올 때는 이 성부터 보게 되는데, 우린 차량으로 거의 가장 안쪽까지 들어간 후에 걸어나와서 도보 여행의 종착지.
그리고 그 앞에 주차 되어 있던 특이한 롤스로이스.
나름 시내 구경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열흘 남짓이지만, 꽤 바쁘게 돌아다닌 일정이라 이제 마무리는 편안하게 쉬면서 휴양을 하려고 잡은 시르미오네인만큼 호텔도 조금은 괜찮은 곳으로 고르고 싶었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방이 화려하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이렇게 투숙객이 쓸 수 있는 호숫가 벤치들도 있었고,
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누워 있기만 해도 좋았던 수영장. 메인 풀은 차가운 물이라서 이 날씨에는 조금 들어가기 어려웠다. 햇살을 받을 때는 괜찮긴 했지만, 그늘이 지면 좀 쌀쌀했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냥 풍경 구경만하고...
놀기는 온수탕에서 놀았다. 온천물 온도가 꽤 높은 편이라 그런지 여기서는 따뜻한 물의 온도와 쌀쌀한 공기 때문에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따뜻한 온천물에서 수영하면서 노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실내에는 증기식 사우나, 건식 사우나 등이 있어서 몸을 데우면서 쉴 수 있었다. 열흘 남짓 여행 동안 많이 걷느라 힘들었던 몸을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해줬다.
Ristorante Il Girasole. 구글 맵의 평점을 보고 고른 식당. 무엇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즐기는 식사가 나쁘기는 어려우니까.
꽤 담백하고 맛있었던 식전빵들. 식사를 위한 빵이 어떤 것인지 잘 알수 있는 맛.
트러플이 올라간 타르타르, 볼로네제 파스타. 양고기 스테이크 등 배부르지 않게 먹을 수 있도록 적당히 음식들을 주문했다.
이탈리아에서 마지막 만찬이라는 핑계로 주문한 와인.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와인 가격을 보면 한병 쯤 곁들이지 않기 힘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당에서 5만원 대 정도로는 괜찮은 와인을 마시기기 쉽지 않지만, 여기서는 훌륭한 와인들을 충분히 고를 수 있으니, 좋은 음식과 곁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로컬 와인으로 추천 받았던 와인. 이전 피렌체의 와인과 같은 감동은 없었지만 무난하게 음식과 함께 하기 정말 좋았다.
역시나 식사 후엔 그라빠. 이번에도 2종류를 숙성에 따라 다르게 시켜서 즐겼다. 깔끔하게 입을 정리해줘서 좋았다.
또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디저트. 확실히 달콤한 디저트로 식사를 마무리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밀라노를 끝으로 부모님은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때문에 여행이 끝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아들과 나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지만, 부모님 두 분과 함께 했던 제대로 된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라 많은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이런 기회를 좀 자주 가지면 참 좋겠단 생각을 했다. 괜한 핑계인지도 모르겠지만...
시르미오네는 여행의 마무리를 하기에 좋은 도시였다. 나름 쌓인 여독을 풀 수 있는 온천과 많은 거리를 걷지 않아도 되는 아기자기한 작은 시내. 이 곳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좀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잔잔하고 편안한 휴식도 필요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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