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돌로미티를 떠나서 시르미오네로 가는 길에 들린 베로나 여행한 이야기. 베로나 가는 길에 또 Rotari 와이너리에 들러서 와인들도 샀다.
너무 비현실적인 돌로미티의 경치를 구경하느라 행복했지만, 아쉽지만 어쨌든 또 가야할 길은 가야하니까... 이제 남은 코스는 시르미오네를 거쳐 밀라노에서 끝나는 일정이 남았다. 비긴어게인에서 봤던 멋진 휴양지이자 로마시대부터 유명했던 온천인 시르미오네는 위치상 밀라노 가는 길에 들리기 좋았다.
시르미오네에서 2박하는 일정을 고민했었지만, 아기자기한 멋이 있다는 베로나도 욕심이 나서 하루는 베로나에서 묵어 가는 걸로 잡았다.
아침부터 이동하는 일정이라서 중간에 잠깐 들러서 갈 곳을 찾다보니 Rotari 와이너리가 눈에 들어왔다. 스파클링이 꽤나 괜찮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다. Mezzocorona가 마을이름이자 와이너리 이름이였고, Rotari는 이들이 만드는 와인 라인업의 이름인 것 같았다.
이렇게 탁 트린 Trento의 경치를 보면서 들어간 와이너리는 현대식으로 깔끔한 건물에 판매점이 있었다. 미리 예약을 하면 와인너리 투어도 가능하다는데, 오늘은 단체에서 와서 빈 자리가 없다고 했다.
이곳의 제일 고급라인인 Musivum부터(대략 40유로 내외) 일반 라인업들(10유로 내외), 올리브오일, 주변 와이너리들의 와인과 그라빠까지 고루 전시 되어 있었다.
식후주로 마셨던 그라빠가 기억나서 한병 사왔다. 그라빠는 와인을 만들고 난 포도껍질 등에서 얻은 술을 증류해서 만든 것으로 꼬냑과 좀 비슷한 느낌의 술이다. 도수도 40~50도 정도 되고. 기본적으로 맑고 투명한 색인데, 오크에서 숙성한 제품들은 호박빛을 띈다.
들어가보지 못했던 와이너리 건물을 보면서 다시 길을 나섰다. 아침부터 3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서 베로나에 도착했다. 베로나 숙소가 피에트라 다리 근처라 짐을 풀고 바로 주변 구경을 하러 나왔다.
피에트라 다리에서 바라본 카스텔 산 피에트로(Castel San Pietro). 사람들은 주로 여기에 올라가서 베로나 시내를 내려다 보는데, 우린 이제 충분히 걸었다는 생각에 굳이 올라가보진 않았다. 나중에 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사진들을 보다보니 좀 아쉬웠다. 경치가 너무 좋아서...
이동 때문에 점심 시간이 좀 지났다. 구글맵에 보이는 괜찮아 보이는 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어서 마음이 급했다. 걸음을 재촉했지만, 결국 식당이 많은 광장 근처로 오니 대부분 식당들의 런치 타임이 끝나버렸다.
처음으로 광장 한가운데에 있어서 관광객들이 주로 찾을 것 같은 식당에 갔었는데, 결과적으로 꽤 괜찮았다.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았고, 음식도 괜찮았고. 다만, 음식이 꽤 늦게 나오는게 아쉬웠고, 또 바로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이 곳에선 야외 테이블에서는 흡연이 자유로운 것 같으니 딱히 머라 할수도 없고...
심지어 옆 테이블에는 1~2살로 보이는 아가가 있는데도 딱히 신경쓰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놀라웠다.
아들이 항상 좋아라 하던 피자를 일단 하나 시키고.
버섯도 하나 더 시켜봤다.
Vitello Tonnato. 송아지 고기라는 말에 혹해서 시켰던 메뉴. 송아지 고기 메뉴를 보면 예전에 스페인에서 먹었던 부드러운 송아지 고기 스테이크가 먼저 떠올라서 시키곤 한다. 이 메뉴는 전체라 느낌은 좀 달랐지만, 그래도 술 안주로 먹기 좋았다.
오리 라구라는 말에 시켰던 파스타. 아무래도 소고기보다는 가벼운 맛이 꽤 괜찮았다.
와인 2잔, 맥주 2병을 포함해서 대략 61유로 정도. 한 사람당 자리세(아들은 제외 해줬다.)로 2유로 정도가 나오긴 했지만, 광장 한 가운데서 먹은 걸로는 꽤 만족스러웠다. 음식 맛도 괜찮았고, 양도 넉넉해서 주변 구경하면서 먹기 좋았다.
시내 관광은 다들 가는 베로나 아레나. 콜로세움의 미니미 버전으로 지금은 매년 6월에 유명한 오페라 공연장으로 사용된다. 몰랐는데, 오페라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행사라고 했다.
그리고 또 유명한 줄리엣의 집. 알고보니 실제 줄리엣과는 별다른 관계는 없다고...
아무래도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다보니, 구시가 내에는 다양한 쇼핑 장소들이 많았다. 꽤 명품 브랜드들도 있었고...
이날 우리가 잡았던 숙소는 Booking.com에서 구한 BnB. 아침 식사는 도미토리 형태는 식사도 제공된다는데, 우리가 빌린 방은 식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동네 법에 따라 독채에는 그럴수 없다나? 독특한 구조 때문에 아들은 엄청 좋아했지만, 살짝 반지하라 습했다. 그리고 화장실도 너무 작았고... 하루 정도는 술한잔 하면서 놀기 좋을 것 같긴한데, 쾌적한 숙소라고 보긴 어려울 듯.
워낙에 많이 걸어서 그런지 다들 피곤해했다. 그래서 음식을 포장할 만한 곳을 찾다가 구글 평점이 너무나도 좋은 곳을 발견했다. 이게 그 피자인데... 아들이 너무나도 좋아했던 피자.
https://goo.gl/maps/6M22F9JS4NWtozT59
Wallet pizza · Via S. Paolo, 7b, 37129 Verona VR, 이탈리아
★★★★★ · 피자 전문점
www.google.com
아래 사진에 나오는 멋진 친구가 혼자서 운영하는 가게였는데, 화덕이 특이해서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다가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다. 직접 나폴리에 가서 오토바이에 싣고 베로나까지 가지고 온거라고 자랑하고, 또 자기도 한국 드라마들 너무 좋아한다며 한국 사람을 만나서 반갑다며 콜라도 서비스로 넣어줬다.
피자도 한판에 6~10유로 정도로 꽤 저렴했지만, 맛은 정말 훌륭했다. 이런저런 토핑이 잔뜩 들어간 피자보다 정말 단순하게 한두가지 재료만 넣고, 잘 반죽한 도우를 높은 온도에 잘 구워내는게 우리 취향에는 훨씬 좋았다.
이탈리아에서 처음 샀던 와인인데 거의 여행 막바지까지 들고 와서 드디어 오픈. 담백한 이탈리아 피자와 먹기 좋았다. 하기사 이 와인이면, 안주가 먼들...
이렇게 베로나에서 하루도 또 마무리 했다.
걸어서 4~5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시가지인 베로나. 오래된 아레나를 비롯해서 다양한 관광명소들이 있었고, 물가가 꽤 저렴해서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전문적인 관광지 느낌보다는 먼가 정겨운 느낌이 많이 들었다. 피자집에서 만난 친구. 또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작은 와인샵에서 이런저런 와인들의 시음을 권하면서 밝게 대해준 사장님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분들이 모두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며 자기가 본 드라마 이야기를 해주는게 아직은 낯설었지만, 맨날 관광지에 가면 중국 or 일본에서 왔냐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던 것에 비하면 너무 좋았다.
'해외여행 > 2022년 세계일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Italy] 밀라노, 주차가 힘든 화려한 도시 (2) | 2023.10.03 |
---|---|
[Italy] 시르미오네, 예능 덕분에 알게된 원래 유명한 휴양 (0) | 2023.02.12 |
[Italy] 돌로미티의 중심지 오르티세이 숙박과 세체다, 알페 디 시우스 당일치기 - 2 (0) | 2023.01.28 |
[Italy] 돌로미티의 중심지 오르티세이 숙박과 세체다, 알페 디 시우스 당일치기 - 1 (0) | 2023.01.27 |
[Italy]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안개 낀 흐린 날에도 멋진 곳. (2) | 2022.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