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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가장 비싼 뷔페인 타운하우스에 다녀왔다. 가족 행사가 있으면 서로 좋아하는 메뉴가 달라서 뷔페를 종종 가곤 한다. 베스타를 가장 많이 갔었고, 롯데시티호텔이 생긴 후에는 종종 롯데시티호텔도 갔었다. 언젠가 사라진 J뷔페도 몇 번 갔었고...

개인적으로 뷔페를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먹는 양도 줄었고, 이것저것 다 먹고 오면 어떤 걸 먹었는지도 모르게 배만 불러서. 게다가 서로 음식을 가지러 가는 주기가 달라서 이야기도 좀 맥이 잘 끊어지고... 하지만, 가장 어려운 메뉴 통일을 이루는 것보다는 그나마 쉬운 편이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곤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운하우스는 꽤 만족스러웠다. 음식의 가짓수는 베스타보다도 적다. 하지만, 음식 하나하나가 꽤 괜찮다. 그 돈 내고(주말 기준 거진 10만원)을 내고 먹을 음식인가? 라고 하면... 취향에 따라라고 대답할 것 같다.(여기 외 다른 뷔페는 아니라고 대답해 왔다.)

오노마 호텔 리셉션과 같은 층에 있다. 호텔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가면 된다. 백화점 6층에서도 연결된 다리가 있는데, 호텔 키카드가 있어야 문을 열 수 있다. 아니면 호텔쪽에 지인이 있든가.

저녁 6시 전에 도착해서 호텔 로비에 앉아서 시간이 될때까지 기다렸다. 타운하우스와 연결된 바. 타운하우스 출입구는 반대쪽이고 ㄱ자로 생겨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바는 호텔 투숙객만 위한 곳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술한잔하면서 야경을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들만 고르면...

우선 회와 초밥. 어지간한 초밥집보단 낫다. 물론 제대로 하는 스시야에서 먹는 것에 비하면 종류나 질 등 모든 부분이 아쉽지만, 뷔페에서 먹은 것 중에서는 단연 최고. 바로 만들어준 것을 가져왔더니, 밥(샤리)도 간도 온도도 괜찮았다. 눈다랑어도 나쁘지 않았고, 방어가 꽤 큰 것인지 맛이 괜찮았다. 농어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서 먹은 것은 꽤 마음에 들었다. 특색없는 일식집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푸짐하게 놓은 전복찜과 경치. 창 밖으론 저런 풍경이 있다. 저녁에 해가 지고 나면, 야경이 꽤 볼만했다. 대전에서 가장 좋은 야경을 가진 레스토랑이 아닐까 싶다. 전복도 야들야들하고 부드럽게 잘 쪄냈고, 크기도 생각보다 괜찮다. 어른 손가락 길이정도는 됐다.

그리고 정말 부드러웠던 안심 스테이크. 말돈 소금과 와인 소금을 함께 곁들이면 어지간한 단품 메뉴 수준이였다. 와인을 정말 함께 곁들이고 싶었지만... 운전 때문에 억지로 참았다. 구운 토마토, 방울 토마토 샐러드, 아스파라거스 샐러드 등을 곁들이니... 어지간한 프렌차이즈 스테이크 하우스보다 훨씬 낫다. 밑에 살짝 숨어 있는 LA갈비 구이도 달짝지근한 양념 갈비 맛.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맛. 안심스테이크 아래로 보이는 대게도 훌륭했다. 당연히 수입산이겠지만, 수율도 좋았고, 맛도 괜찮았다. 홍게를 주거나 시간마다 짠 킹크랩을 내어주는 뷔페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 

오늘 정말 가장 놀랐던 건 양갈비. 숄더랙이긴 했지만, 정말 맛있었음. 코스트코에서 램랙을 사서 손질해서 구워낸 것 못지 않았다. 뷔페를 떠나서 이 정도로 잡내 없이 부드러운 양갈비는 못 먹어본 듯. 진짜 와인이 생각 나던 맛. 민트 젤리와 소금도 좋았고, 스시 코너의 회간장과 와사비를 섞은 소스도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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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는 흔히 먹는 수준의 마카롱. 우리나라에서 카페 등에서 흔히 먹었던 마카롱과 비슷한 수준. 파리에서 먹었던 입안에서 뭉치지 않고 부서지면서 사르르 녹던 그런 맛은 당연히 아니지만, 스벅 등에서 먹었던 것과는 별 차이는 못 느낄 수준.

다양한 케익들과 디저트들. 디저트 전문점과 비교하기엔 좀 그렇지만, 하나하나 꽤 맛있었다.

이즈니 버터와 팁트리 잼. 영국과 프랑스의 유명 제품들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재밌었다. 

다양한 치즈들. 역시 아쉽지 않은 맛.

내 생각

  • 주말 저녁 창가자리를 예약하고 싶다면, 서둘러야 할 듯. 자리가 그렇게 많진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은 꽉 찼다. 그렇다고 너무 복잡해서 음식을 먹는데 방해가 되진 않았다.
  • 어른 9.8만원, 어린이 4.8만원 정도. 탄산수와 물 외 다른 음료는 술은 별도. 글래스 와인이나 와인 프리 플로우(스파클링, 화이트, 레드 무제한 제공)도 있었던 것 같고, 병으로 주문도 가능했다. 와인 가격은 호텔 가격. 와인 콜키지는 병당 5만원.
  • 가격 자체는 꽤 비싼 편. 하지만, 나오는 음식들의 수준이 하나하나 해당 음식의 전문점 수준에서는 좀 아쉽지만, 그렇다고 어지간한 식당보다 못하진 않은 점을 고려하면,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을 듯. 요즘 한우 오마카세가 디너에 20만원을 향해 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정도 퀄리티 음식에 이 정도 야경을 즐길 수 있다면, 오히려 싼편이라고 해야 할 수도. 물론 뷔페라 음식이 갓 나왔을 때 상태에 잘 가져다 먹지 못한다면 만족도는 꽤 덜어질 수도 있을 듯.
  • 서로 좋아하는 혹은 싫어하는 음식 종류가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해야 하거나 분위기 좋은 야경을 즐기는 것이 조금 더 우선 순위가 높은 사람과 식사를 해야 한다면, 또 찾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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